|
|
![]() <서구인이 반한 우리 진돗개> 독일인 디너트(Deinert)씨는 한국의 애견인으로부터 진돗개를 분양받은 후 그만 진돗개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디너트씨가 최고로 꼽는 진돗개의 매력은 청결성이다. 그동안 많은 개를 길러봤지만 대부분 아무데나 똥을 싸고, 똥 밟은 발로 사람에게 달려들어 옷을 더럽히곤 한데 반해 진돗개는 가르치지 않아도 일정한 곳에 대소변을 보더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진돗개의 자의적 판단력이다. 셰퍼드 등은 훈련된 대로만 행동하기 때문에 통제하기 편한 반면 자의적이거나 영민한 느낌은 없었는데, 진돗개는 지시가 떨어지기 전에 자신이 알아서 처리해버려 꼭 사람처럼 영민하다는 느낌을 주더라는 것이다. 주인의 명령에만 따르도록 훈련시키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순간적으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에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2세인 브루스 권씨는 새와 닭을 많이 키우는데 진돗개를 데려온 후로는 새들을 잡아먹던 족제비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진돗개가 물어 죽인 족제비와 뱀을 여러 마리 봤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주인이 기르는 새나 닭은 건드리지 않는 진돗개의 영특함에 혀를 내둘렀다는 것이다. 한번은 다른 사람과 다툼이 생겨 몸싸움까지 하게 될 상황에 이르렀는데 진돗개가 상대방을 으르렁거리며 위협하여 싸움을 면할 수 있었단다. 그는 “주인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대처하는 진돗개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개”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한국의 진돗개 동호인에겐 너무 익숙한 얘기지만 외국인에겐 생경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한가보다. 물론 진돗개의 모든 품성이 외국에서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개를 보면 덤벼드는 호전성을 두고 “무모한 개”라고 혹평하는 이도 있고, 낮선 사람을 경계하는 성향을 두고 “사회성과 융통성이 부족해 인기를 얻을 수 없는 개”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서구인들도 각자의 선호도가 다른 만큼 주인만 따르는 충성스런 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진돗개의 비유혹성이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진돗개는 충성심이 강하고 영민하며 귀소 능력, 청결성, 수렵성이 뛰어난 개로 인정받아 왔다. 모든 진돗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두 가지 분야에 특출한 서구의 견종과 비교해볼 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뛰어난 진돗개는 훌륭한 개임에 틀림이 없다. 진돗개에 얽힌 일화는 수없이 많다. 그 중 93년에 대전으로 팔려간 백구가 자신을 키워준 진도의 할머니를 잊지 못하고 7개월만에 3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와 뼈와 가죽만 남은 모습으로 그리던 주인의 품에 안긴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후 주인의 품에서 14살의 나이로 죽은 백구는 지난해 12월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에 주인의 모습과 함께 동상으로 남겨졌다. 2002년 8월엔 진도군 의신면 옥대리에서 혼자 살던 고 박완수씨가 지병인 간경화로 숨지자 평소에 친자식처럼 키웠던 진돗개가 주인 곁을 지키며 시신을 운구하려던 사람들에게 사납게 짖으며 달려드는 바람에 운구작업이 3시간이나 지연되었다. 이 개는 주인을 실은 병원차를 4km 가량 뒤쫓다가 지쳐 집으로 돌아온 후 이웃사람들이 주는 음식과 물에는 입도 대지 않은 채 1주일 이상 방문만 지켜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진도의 한 농가에서 벌어진 또 다른 풍경. 낮선 사람이 방문하자 마당에서 낮잠을 즐기던 황구 한 마리가 슬그머니 앞길을 막는다. 이를 무시하고 들어가려 하면 녀석의 날카로운 이가 드러났다가 주인이 방문을 열어 “들어오시게”라고 한마디 하면 슬그머니 길을 열어준다. 왕래가 잦은 이웃사람은 황구의 불심검문을 면할 수 있지만 손에 있는 물건을 모두 대문 앞에 내려놓고 집에 들어가야 한다. 집안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는 한 대문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돗개에게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그 모습을 살펴보면 어느 한구석 인위적으로 꾸민 곳이 없다. 도베르만핀셔처럼 귀를 잘라 세우거나 슈나우져처럼 꼬리를 잘라내지도 않았으며 푸들과 같이 미용을 하여 털을 치장하지도 않는다. 사람의 눈길을 잡아 끄는 화려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품격이 떨어지거나 못생기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모습 그대로를 꾸밈없이 보여주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개가 진돗개다. 서양인들은 여러 가지 견종을 인위적, 계획적으로 혼혈시켜서 그들이 원하는 균일한 형태와 성품을 가진 새 견종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해 왔다. 그로 인해 인위적 고정에 따른 견종별 특성에 반복적인 훈련이 더해져 군용견, 맹도견, 조렵견 등 각각의 용도에 따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동양에서는 대부분 주변에 늘 존재하던 개들이 지역별로 자연스럽게 교배되면서 그 종류가 분화됐다. 동양인은 개의 모양이나 성격을 결정하여 만들기(적극적 선택번식)보다는 단지 그들 중 성능이 좋은 개를 선택하여 사육(소극적 선택번식)했던 것이 주가 되어 왔다. 진돗개를 비롯하여 일본의 토종개들(기쥬견, 가이견, 홋가이도견 등), 중국과 몽골과 사할린에서 발견되는 토종개들, 동남아시아 계통의 인도개, 인간에 의해 호주로 건너가 야생으로 돌아간 딩고, 파푸아뉴기니아의 싱잉도그, 서아시아의 케이넌 도그 등은 늑대에서 개로 변화되어 사람들이 기른 초기 개의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50cm를 전후하는 체고(지면에서 어깨까지의 높이)에 늑대와 유사한 얼굴, 자연스러운 골격에 위로 말아 올리거나 뻗는 꼬리 등에서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진돗개를 비롯한 아시아의 토종개들은 인위적 고정화가 적어 견종별로 형태적 균일성과 용도별 활용은 떨어지지만 수렵성, 영민성, 경계성, 청결성의 특징이 본능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개체의 특성에 따라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인간과 개의 만남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학술적 대상으로도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진돗개에게 세계공인견 등록이라는 발판이 마련된 이상 진돗개의 세계화가 요원하기만한 과제는 아니다. 한국 애견심사에 한 획을 그은 고 전창수 님도 “진돗개가 기본적 체구구성만 갖춘다면 충성심과 청결성만으로도 세계적인 개가 될 수 있다.”고 일찍이 말씀한 바 있다고 한다. <진돗개의 바람직한 외모> 진돗개는 자연스러움과 균형, 조화가 중요하며, 품격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모색은 황구, 백구가 주류를 이루며, 네눈박이(블랙탄), 재구(회색), 호구(호랑이 무늬) 등도 나올 수 있다. 키(앞발에서 어깨 최상점까지의 높이)는 수컷 48~53cm, 암컷 45~50cm 사이가 바람직하다. 두개골은 충분히 넓고 이마의 세로선이 뚜렷하지 않거나 없는 것이 좋다. 둥근 이마에서 주둥이로 연결되는 선은 자연스러워야 하며, 급경사를 이루면 좋지 않다. 주둥이는 두개골과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굵고 단단하며, 입술은 늘어지지 않아야 좋다. 눈 사이를 기준으로 뒤통수까지의 길이가 코끝까지(주둥이)의 길이보다 약간 길다. 눈은 작은 대추씨 모양에 바깥쪽 눈끝이 경사져 올라가야 하며 눈동자는 짙은 적갈색이 좋고, 강인함과 영민성이 엿보이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좋으며, 안색이 너무 엷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는 검어야 하며 백구는 담홍색도 인정한다. 귀는 얼굴과 조화를 이루는 크기로 서있으면서 앞으로 숙여진 듯 보여야 하며 귀 속에 털이 많은 것이 좋다. 이는 윗니가 아래 앞니를 살짝 덮는 정상교합을 이루며 송곳니는 강건해야 한다. 목은 뒤통수로부터 강하게 이어져 충실한 근육이 붙어야 한다. 가슴은 앞에서 볼 때 계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지나치게 좁거나 둥근 것과 옆에서 볼때 아래 위의 폭이 부족한 가슴은 나쁘다. 등과 허리는 단단하고 강한 힘이 느껴져야 하며, 아래로 휘거나 지나치게 긴허리는 좋지 않다. 다리는 단단하고 힘차게 뻗어야 하며, 옆에서 볼 때 일직선으로 보이면 좋지 않고 각 관절마다 연결각도의 구분이 느껴져야 바람직하다. 발은 두툼하고 둥그스럼한 모습으로 발가락 사이가 벌어지지 않고 힘차게 조여져 있다. 발톱은 검은 색이 좋다. 꼬리는 가급적 몸체의 중앙으로 서거나 말려야 하며 한쪽으로 심하게 비뚤어진 꼬리, 힘없이 등에 얹힌 꼬리, 두 번 말린 꼬리는 좋지 않다. 속털은 밀생하고 겉털은 곧추서 야성적인 것이 바람직하며, 털이 너무 짧거나 길어서 흘러내리면 보온효과 등의 기능상 좋지 않다. 간혹 싸움개나 사냥개를 만들기 위해 진돗개와 다른 개(주로 기쥬견, 차우차우, 아키타, 셰퍼트, 핏불테리어)를 교잡한 잡종이 시중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전문가도 그런 개들을 외모만으로 혼혈 여부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혈통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순혈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선조견들의 혈통을 확인할 수 있고, 애견문화의 정착을 위해 혈통서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친구들 홈에서..... |
![]() |